예비타당성조사제도- 경제성검토

우리는 종종 아래와 같이 언론매체를 통해 국가의 재정이 투입되는 어떤 대규모의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거나 그렇지 못했다거나 하는 식의 기사를 접하곤 합니다. 더불어 경제성분석, BC 등 생소한 경제용어들도 접하게 됩니다. 이번 블로그 기사는 종종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예비타당성조사제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매우 다양한 분석과 조사를 통해 면밀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모든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제도란 무엇이며, 그 목적과 근거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간단한 예제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중 가장 핵심인 경제성분석을 직접 해봄으로써 제도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해 보고자 합니다.

… 1980년대부터 여러 차례 추진되어온 '울릉공항' 건설 사업이 이번에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와 실현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진행한 울릉공항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분석(BC) 수치가 0.7에 그쳤다. … (머니투데이, 2012.11. 3)

예비타당성조사제도와 그 목적

예비타당성조사제도란 대형 신규 공공투자사업을 면밀하게 사전 검토하는 제도로 근거법령으로 국가재정법 제38조 와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13조 가 있습니다.

특히 법 1항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대규모사업에 대해 예산편성 전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에서 정의된 “대통령령이 정하는 대규모 사업”이란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으로 그 성격이 시행령에서 제시한 일정한 기준에 부합되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예비타당성조사제도의 목적은 대규모의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타당성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투자에 대한 우선순위를 조정함에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국가의 재정 낭비를 막을 수 있으며 또한 국가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비타당성조사의 분석내용

예비타당성조사는 사업 시행시 국가의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이니 만큼 여러 각도로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집니다. 우선 기초자료 분석을 들 수 있으며, 더 세부적으로는 그 사업 결과물에 대한 수요추정, 경제적 타당성 평가, 재무성 분석으로 이루어지는 경제성 분석, 정책의 일관성이나 추진의지, 사업추진시 위험요인 등을 분석하는 정책적 분석, 그 외에 지역균형발전 분석, AHP 종합평가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분석 중에서도 특히 경제성 분석은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지표로는 비용과 편익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B/C(Benefit/Cost) 비율을 비롯하여 NPV(순현재가치), 내부수익률(IRR) 등이 있는데 이러한 수치들이 보고서나 언론매체 등에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타당성 판단을 위한 지표>

예제로 이해하는 경제성 분석

위에서 소개한 경제적 타당성 판단을 위한 지표를 처음 접해보았다면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간단한 (예제)를 통해 직접 경제성을 판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제)

A시는 고부가가치산업인 특수장비차 특화단지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특화단지에 투입되는 비용

은 국가 재정으로 5년간 연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며 그 규모는 약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사업

추진을 위해 2010년 5월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의뢰하였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담당하게 된 B연구기관은 비용으로 총사업비는 2012년부터 5년간 연차적으로 투입되고

이후에는 운영비가 계속적으로 소요, 편익은 2013년부터 20년간 발생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또한 ‘예비

타당성조사 일반지침 수정·보완 연구(제5판)’의 ‘사회적 할인율의 조정’에 따라 사회적 할인율은 5.5%로 적

용하고 특화단지 입주율 추이, 특수장비차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율 등을 고려하여 경제성분석을 시행하였다.

(예제) 또한 어렵게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아주 간단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되실 겁니다. 위 (예제)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비용은 2012년부터 2032년까지 투입되고 편익은 2013년부터 2032년까지 20년간 발생한다는 것과 할인율 5.5%를 적용하여 그 모든 금액을 2010년 즉, 예비타당성조사 의뢰시점의 현재가치로 계산한다는 것입니다. 비용을 추정하고 편익을 추정하는 구체적인 과정은 매우 복잡하므로 이미 추정된 값을 이용하여 경제성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연차별 비용과 편익의 흐름입니다.

<연차별 비용과 편익의 흐름>

(단위: 백만원)

위 표의 이해를 돕기위해 2015년의 경우를 보면

1. 편익(Benefit)의 현가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분자 1,900은 2015년에 발생될 편익의 추정값이고, 분모는 사회적 할인율 5.5%를 적용하여 2015년 발생편익 1,900을 2010년 기준의 현재가치로 표현하기 위해 나누어주는 값을 의미합니다. 특히 여기에서 5제곱을 한 이유는 2010년을 기준으로 2015년은 5번째 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2015년에 발생될 1,900의 2010년 기준 가치는 1,454에 해당된다는 의미입니다.

2. 비용(Cost)의 현가 또한 편익의 현가 계산 방법과 동일한데, 이를 적용하면 2015년에 투입되는 비용 4,930의 2010년 기준 가치는 3,772로 계산됩니다.

3. 순현재가치(NPV)는 편익의 현가에서 비용의 현가를 뺀 금액을 의미하고 이를 적용하면 -2,318로 계산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2032년까지의 편익의 현가, 비용의 현가, 순현재가치를 각 시점별로 구하고, 이들의 합계를 구하면 편익현가합계는 40,375, 비용현가합계는 36,861로 구해지므로 BC ratio, NPV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부수익률 IRR은 다음 방정식을 만족시키는 R의 값을 의미합니다. 즉, NPV를 0으로 만드는 할인율 을 구하는 것입니다.

▶ R = 0.0699

그럼 이제 계산한 BC ratio, NPV, IRR을 통해 A시의 특수장비차 특화단지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판단해 봅시다. BC ratio는 1보다 클 때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여기에서 구해진 값은 1.095로 1보다 크므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NPV 값도 0보다 크고, IRR 값은 사회적 할인율 5.5%보다 크게 구해졌으므로 이 지표들로 판단하여도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것만이라도 기억하도록 합시다. 사업이 시행되는 동안 발생하는 편익과 비용을 사업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가치화 하여 비용보다 편익이 크게 나타날 때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예상질문 미리 답해보기

지금까지 예비타당성조사제도와 그 목적에 대해 소개하였고 여러 분석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성분석을 예제로 이해해 보았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 기사글을 읽고 제기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미리 답해보는 순서를 갖고 글을 맺을까 합니다. 다음은 예상질문과 그에 대한 답입니다.

1) 국가 재정이 최소 300억원이나 투입되는 사업인데 경제성분석을 통해 나오는 수치 하나만을 가지고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 경제성분석을 통해 나오는 수치 하나만을 가지고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성분석 뿐만아니라 기초자료분석, 정책적 분석, AHP 종합분석 등 여러 방면으로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이를 종합하여 사업의 타당성이 판단됩니다. 또한 경제성 분석에서도 입주율이나 가동률, 비용투입 연수, 할인율의 변화 등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경제성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2) 표 <연차별 비용과 편익의 흐름>를 보면 2010년, 2011년에는 편익도, 비용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하고 그 사업이 시행되기까지는 일정 시간들이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일종의 준비기간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특히 2012년에는 비용만 발생되고 편익은 발생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서 비용이 투입되면서 동시에 편익이 발생되는 사업이 있는가 하면 비용이 투입되고 몇 년 후에 편익이 발생되는 사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즉, 사업의 성격에 따라 편익의 발생시점은 다르게 설정될 수 있습니다.

3) 경제성분석을 통해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그 사업은 시행할 수 없는 건가요?
☞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경제성분석을 시행하여 그 지표들이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치가 나오더라도 국민의 복지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은 정책적으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일례로 대기오염개선을 위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으나 정책적으로 시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현재로서는 경제성이 없지만 향후 몇 년 후 경제성이 향상되어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시행하고 사업이 재추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일정 규모의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모든 사업이 일일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친다면 시간 대비 합리적이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 총사업비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 투입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대통령령이 정하는

대규모 사업에 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사업의 성격상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는 사업도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13조 (바로가기 링크